제목 더트백 억만장자

부제 성공의 방식을 바꾼 파타고니아 창업자의 삶과 경영

저자 데이비드 겔러스 (David Gelles)

장르 경제경영 / 인물 / 창업

파타고니아 창업자가 4조 원짜리 회사를 통째로 기부했다는 뉴스, 기억하시나요? 저는 그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해가 안 됐어요. "설마 세금 아끼려는 거 아냐?" 싶었거든요. 근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이건 단순한 기부 이야기가 아니라, 한 인간이 평생에 걸쳐 쌓아온 신념의 결말이었더라고요.

이 책, 읽고 나면 "성공이란 게 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진짜로요.

더트백이 뭔데요, 도대체

'더트백(dirtbag)'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으면 뭔가 좋은 말 같지는 않죠. 근데 이게 이 책의 핵심 키워드예요.

더트백이란, 오직 등반을 위해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소유를 마다하고 길 위를 떠도는 사람을 가리키는 등반가들 사이의 말이에요.

자동차에서 잠 자고, 극단적으로 검소하게 생활하며 산만 타는 사람들이죠.

이본 쉬나드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어요. 1968년, 그는 남미 파타고니아의 혹독한 설산 피츠로이(해발 3,405m) 등반을 성공시켰어요.

한 달 넘게 눈 속에서 버틴 끝에 날이 개었고, 그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피츠로이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5년 뒤, 그 땅의 이름을 딴 '파타고니아'가 탄생했죠.

그런데 이 더트백 청년이 훗날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짜리 기업의 창업자이자 억만장자가 됩니다.

인생이란 진짜 모르는 거더라고요.

이게 단순한 성공 신화 책이 아닌 이유

이 책의 저자는 뉴욕타임스 기자 데이비드 겔러스예요.

그가 밀착 취재를 통해 쓴 건데, 쉬나드를 영웅으로만 그리지 않아요.

오히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파타고니아는 처음부터 "착한 기업"이었을까요? 아니에요. 쉬나드 본인이 인정한 거예요.

환경을 사랑하는 환경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지구를 오염시키는 소비재를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모순 말이에요. 책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파타고니아가 성공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과정에서 두 목표가 충돌하면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 모순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는 게 파타고니아의 진짜 이야기예요.

파타고니아가 진짜 특별한 이유 3가지

고객에게 "우리 제품 사지 마세요"라고 광고한 회사

  • 파타고니아는 어느 블랙프라이데이, 뉴욕타임스에 전면 광고를 냈어요. 내용은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지구 환경에 부담을 주는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였어요. 팔아야 먹고사는 회사가 이런 광고를 냈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을 정도예요.

사무실에 어린이집을 만든 회사

  • 파타고니아는 초창기부터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했어요. 1983년에 이미 직장 보육시설을 도입했다는 게 놀라운 부분이에요. "파도 오면 일은 미뤄라(Let My People Go Surfing)"로 상징되는 유연 근무제까지, 지금 기준으로도 앞서간 기업 문화였어요.

매출의 1%를 무조건 환경에 기부한 회사

  • 수익의 일부가 아니에요. 매출의 1%예요. 적자가 나든, 경기가 안 좋든 상관없이 반드시 기부해야 하는 원칙이었어요. 이게 얼마나 대담한 결정인지, 책을 읽으면서 실감했어요. 책에는 이런 구절이 나와요.

수익률은 사실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었다.

실적이 낮아 수익이 줄어들면 매출이 10억 달러에 달해도 기부금은 씨가 마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매출의 1퍼센트를 기부하겠다고 못 박음으로써, 쉬나드는 사회 공헌을 파타고니아의 정체성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절대 원칙으로 만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충격받은 장면

공급망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에요. 파타고니아는 유기농 면화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하면서, 단순히 원단만 바꾸는 게 아니었어요.

책에는 이렇게 나와 있어요.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 진심이라면, 단순히 원단을 바꾸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야 했다. 염료와 운송 인프라, 그리고 노동 문화까지 들여다봐야 했다." 처음엔 "에이, 비즈니스적으로 안 되는 거 아냐?" 싶었어요. 근데 파타고니아는 실제로 해냈어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요.

또 하나, 트럼프 행정부가 국립기념물 보호구역을 축소했을 때 파타고니아는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어요. 회사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에는 이런 문구가 올라왔어요. "대통령이 당신의 땅을 훔쳤습니다." 기업이 정부를 상대로 이런 선언을 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저는 몰랐거든요.

억만장자라는 말이 그에게는 욕이었다

2017년, 포브스가 이본 쉬나드를 억만장자 명단에 올렸어요. 그런데 그의 반응이 분노였어요. 평생 소유와 과시를 경계해온 더트백에게 억만장자라는 호칭은 자신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었던 거죠.

그리고 2022년, 그는 생애 가장 극적인 결정을 내렸어요. 가족이 보유한 파타고니아의 모든 주식(당시 가치 약 30억 달러, 한화 약 4조 원)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전액 기부한 거예요. 의결권 있는 주식 2%는 기업 가치를 지키는 '파타고니아 퍼포스 트러스트'로, 나머지 98%는 기후위기 대응 비영리 단체 '홀드패스트 컬렉티브'로 넘어갔어요. 이제 파타고니아의 연간 수익(약 1억 달러, 한화 약 1,400억 원)은 전부 환경 보호에 쓰이게 됩니다.

그의 한마디가 세상을 울렸어요. "이제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입니다."

솔직한 아쉬운 점도 있어요

이 책은 분명히 좋은 책이에요. 근데 모든 책이 그렇듯 아쉬운 점도 있더라고요.

첫째, 쉬나드 개인의 모순에 대한 서술이 중간에 다소 반복되는 느낌이 있어요. "관대하지만 통제권을 놓지 못했다", "자율성을 말하면서 간섭했다" 같은 내용이 챕터마다 다시 등장해요.

둘째, 번역의 흐름이 간혹 어색한 부분이 있었어요. 원문의 호흡이 긴 문장들이 한국어로 옮겨지면서 약간 딱딱하게 느껴지는 대목들이 있더라고요.

셋째, 파타고니아의 빛나는 면에 집중하다 보니 비판적 시각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린워싱 논란이나 고가 전략 등 다양한 관점이 더 있었으면 했어요.

그래도 이런 아쉬운 점들이 책의 가치를 크게 낮추지는 않아요.

가장 마음에 남은 문장

책 전체에서 저를 가장 오래 붙잡은 문장이에요. "쉬나드는 직원들이 행복하기를 바랐지만 동시에 맹렬히 돌진하기를 바랐다. 관대해지고 싶어 하면서도 통제권은 놓지 않으려 했다. 파타고니아가 군더더기 없이 단출하기를 원했으나 동시에 그 내실은 차고 넘치길 원했다." 이게 사실 우리 모두의 이야기 아닌가요. 모순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쉬나드가 위대한 건 그 모순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더 나은 답을 찾으려 했다는 거예요.

이런 분께 강력 추천해요

이 책, 꼭 읽어보세요:

  • 성공한 기업가의 이야기인데 돈 버는 방법 말고 다른 걸 배우고 싶은 분
  •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를 좋아하는데 그 철학이 궁금했던 분
  • 요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 분
  • ESG,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에 관심 있는 직장인이나 창업 준비생
  • 평범한 성공 신화 책에 질린 분

이런 분께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 빠르게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비즈니스 팁을 원하는 분
  • 쉬나드나 파타고니아에 전혀 관심 없는 분

최종평점

8 / 10점 ★★★★★★★★☆☆

한 줄 총평 : 4조를 지구에게 돌려준 사람의 이야기, 읽고 나면 내 성공의 기준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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