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Project Hail Mary
저자 : 앤디 위어 (Andy Weur)
장르 : SF 소설, 하드 SF, 우주 탐험
들어가며: 영화 개봉 소식에 결국 손이 간 책

SF 소설은 솔직히 좀 어렵고 딱딱할 것 같아서 평소엔 잘 손이 안 가는 장르였어요.
근데 영화 개봉 소식이랑 SNS에서 난리가 나는 걸 보고 결국 못 참고 전자책을 질렀어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진짜로 밤을 두 번이나 새웠거든요.
우주판 "나 홀로 집에"가 아니었다

처음엔 단순하게 우주에 혼자 고립된 남자 이야기겠거니 했어요. 마션이랑 비슷하겠지 생각했거든요, 같은 작가니까요.
근데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그것보다 훨씬 깊은 이야기더라고요. 생존의 이야기가 아니라 관계의 이야기였어요.
스포 없이 훑어보는 줄거리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우주선 안에서 눈을 뜨는데, 자기 이름조차 기억을 못 해요. 옆에 있던 동료 두 명은 이미 사망한 상태고요.
알고 보니 태양이 미지의 미생물에 감염되어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있었고, 지구를 구할 마지막 수단으로 이 우주선이 타우 세티 항성계로 보내진 거였어요. 편도로요.
과학이 이렇게 재밌을 수가

하드 SF 작가답게 물리, 생물, 화학 설정이 엄청나게 치밀해요.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미생물의 원리부터 외계 생명체와 소통하는 방식까지,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쌓아 올려요.
근데 이게 어렵냐면 전혀요. 오히려 "아 이래서 그렇구나!" 하는 쾌감이 계속 밀려와요. 학교 과학 시간보다 훨씬 재밌게 설명해 줘요.
로키가 등장하는 순간, 다른 소설이 된다

중반부까지는 재미있는 SF 소설 정도였는데, 외계인 로키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돼요.
눈도 없고 암모니아로 호흡하는, 인간과 생물학적 공통점이 단 하나도 없는 존재인데 읽다 보면 어느새 이 친구가 너무 사랑스러워져요.
기억도 없이 눈을 뜬 첫 장면

책을 펼치면 첫 장면부터 주인공이 간단한 질문(예: 2 더하기 2 같은 문제)에 답하려고 애쓰는 장면이 나와요. 기억도 없고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상태에서 기초적인 사고 능력을 확인받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비장하게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일상적이고 무기력하게 시작하는 게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수십억 명과 단 한 명, 그 저울질의 순간

지구를 구하느냐, 친구를 구하느냐. 이 선택의 순간이 와요. 수십억 명의 인류 대 단 한 명의 로키.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이 되는데도, 막상 그 장면을 읽으면 가슴이 먹먹해져요. 옳고 그름보다 인간적인 무언가가 더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
유리벽 너머로 나눈 포옹

서로의 환경이 달라 절대 직접 닿을 수 없는 두 존재가, 투명한 벽 양쪽에 손을 맞대며 기대는 장면이에요.
포옹이 언제 끝나는 건지 궁금해하는 로키의 반응이 나오는데, 그 장면을 읽고 한참 동안 멍하게 있었어요.
솔직히 아쉬웠던 점

과학적인 설명이 굉장히 많이 나와요. 문제 발견 → 가설 → 실험 →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되는데, SF나 과학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에겐 중반부 페이스가 살짝 느리게 느껴질 수 있어요.
개인적으론 전혀 지루하지 않았지만, 제 친구는 중반부에 조금 읽다가 놓기도 했거든요. 그러니 일단 150페이지까지는 무조건 읽어보시길 권해요. 로키 등장 이후로는 절대 못 놓아요.
마치며: 결국 사람 사이의 온도로 끝나는 이야기

SF가 처음이신 분, 마션을 재미있게 보셨던 분,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무조건 읽어보세요. 관계와 우정에 관한 이야기에 감동받는 분들이라면 후반부에서 눈물 참기 어려울 거예요.
반대로 과학 용어나 수식에 무조건 거부감을 느끼는 분께는 살짝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도 앤디 위어는 어렵지 않게 설명하는 편이라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결말에 대해선 의견이 갈려요. 저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결말에서 자연스럽게 완성된다고 느꼈어요. 무엇이 진짜 용기인가, 영웅은 어떤 사람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결말에 있어요.
9 / 10점 ★★★★★★★★★☆
한 줄 총평: 우주에서 시작해서 결국 사람 사이의 온도로 끝나는 이야기, 이 책이 딱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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